방통위, 'SKB-티브로드 합병' SO 재허가 수준으로 심사
상태바
방통위, 'SKB-티브로드 합병' SO 재허가 수준으로 심사
'방송 공공성·공적 책임 실현 이용자 보호' 등 사전동의 심사기준 마련
통신사업자 방송시장 지배 우려 속 "최대주주 책임 배점 더 늘려야"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11.01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PD저널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흡수합병 사전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재허가 심사 수준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이 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공적 책임 실현 가능성 등 19개 세부항목별로 점수를 매겨 사전동의 여부를 가리겠다는 방침이다.

1일 공개된 심사계획안에 따르면 방통위는 방송법 제10조(심사기준 절차)에 따라 △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 가능성(380점) △ 방송프로그램 기획‧편성‧제작 계획의 적절성 (150점)△ 지역적‧사회적‧문화적 필요성과 타당성(180점) △ 조직 및 인력 운영 등 경영계획의 적정성(140점) △재정 및 기술적 능력(90점) △방송발전 계획(60점) 등 6개 사항으로 심사기준을 마련했다. 

배점이 가장 높은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 가능성' 사항은 SO 재허가 사전동의 심사보다 점수 비중이 크다. 

공적책임‧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 가능성은 △방송서비스의 접근성 보장 가능성(60점) △방송서비스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가능성(60점) △시청자(이용자) 권익보호 가능성(220점) △합병법인 및 그 최대주주의 공적책임 이행 가능성 (40점) 항목으로 평가한다.  

시민사회단체 등이 이번 합병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시청자(이용자) 권익보호' 항목에선 '방송상품 요금산정 기준·운영 계획', '시청자 불만처리 실적·계획' 등도 살필 계획이다.

심사위원회는 심사위원장 1인을 포함해 미디어‧법률‧경영‧시청자 및 소비자 등 분야별 심사위원 8명까지 총 9인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을 제외한 심사위원들이 각 항목을 5단계 척도로 평가한 후 평균치를 점수로 환산해 반영한다. 총 1000점 만점에 650점 이상을 획득하는 경우 사전동의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사업자에 조건을 부과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향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사전동의를 요청해 오는 대로 심사계획안을 의결하고,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전동의 여부를 가린 뒤 과기정통부에 결과를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6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밝힐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방통위의 사전동의 심사 절차도 11월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내년 1월 1일로 예정됐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기일도 이에 맞춰 3월 1일로 미뤄졌다.

1일 전체회의에서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방송시장이 통신사업자 위주로 재편되는 현 상황에 우려를 드러냈다. 통신사업자가 방송사업자를 흡수합병하는 첫 사례인 만큼 엄격하게 심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허욱 위원은 "이번 합병에 이어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까지 이뤄지면 통신사업자가 방송시장에서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며 "통신사의 방송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데 대한 우려도 많고, (통신사업자가) 초고속 인터넷 결합상품을 내놓으며 가입자가 고착화되고 요금인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진 부위원장도 "통신사업자가 방송을 흡수하는 형태의 합병은 (통신사업자가) 방송의 공적 책임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그 부분을 어떻게 심사하느냐가 중요해 보인다"며 "앞으로 통신사업자가 막대한 자본을 갖고 방송사를 인수합병해 나가는 일들이 계속될 텐데, 자칫하면 방송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불안해질 수 있는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 책임을 평가하는 항목의 배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석진 부위원장은 “통신사업자가 방송을 처음 합병하는 사례인 만큼 사업자의 공적 책임 실현 의지와 지역성 구현 등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며 “(최대주주) 공적 책임 실현 가능성 배점이 40점으로 너무 낮은데, 전문가 자문을 받아 최대주주의 책임을 묻는 항목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통신사업자 주도의 유료방송시장 재편 국면에서 방송 공공성 보장과 이용자와 노동자의 권리 보호 등을 요구해 왔던 시민사회는 이번 심사계획안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김동찬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통화에서 "시청자 권익, 지역채널, 노동 의제에 큰 배점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이번 심사계획안은 그동안 시민사회가 요구했던 방향에 부합해 보인다"며 "이 같은 기조가 실제 심사에 제대로 반영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현재 정부 심사가 진행 중인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선 오늘(1일)  과기정통부에 의견서를 전달한다. 방통위 사전동의 절차는 사업자 간 합병에만 적용돼, 의견서 형태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방통위의 입장을 피력하겠다는 뜻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한상혁 위원장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담은 의견서를 사무처가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동찬 집행위원장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과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는 사실상 동일한 사안인데, 사전동의 절차 미비로 인한 심사 공백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방통위가 이번 심사계획의 기조에 따른 의견서를 제출하면, 과기정통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해 심사해야 형평에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