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사장 “부당한 간섭, 외풍 철저히 막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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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 61주년 기념식서 "언론자유 사명 흔들려고 해...맨 앞에서 파도와 맞설 것"
드라마·OTT 등 내년도 글로벌 콘텐츠 투자 확대 계획 밝혀

박성제 MBC 사장이 1일 오전 상암 MBC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문화방송 창사 61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MBC
박성제 MBC 사장이 1일 오전 상암 MBC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문화방송 창사 61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MBC

[PD저널=임경호 기자] 박성제 MBC 사장이 창사 61주년 기념사에서 “합리적인 비판은 수용하되 부당한 간섭과 외풍은 철저히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 여당이 '가짜뉴스' '노영방송' 공세를 펼치며 MBC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박성제 사장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제 사장은 1일 MBC 창사 61주년 기념사를 통해 “그동안 겪었던 미디어 환경의 물살과는 다른, 또 하나의 거센 파도와 마주하고 있다”며 “이 파도는 오직 국민만을 주인으로 섬기는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에 대한 우리의 사명을 흔들려고 한다”고 MBC가 처한 현실을 진단했다. 

MBC는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정부‧여당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최초 보도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정부‧여당은 MBC가 사실을 왜곡해 국익을 훼손했다며 박성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17일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MBC에 대한 기업들의 광고 불매운동을 거론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고용노동부는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착수했고, 국세청은 정기세무조사에 대한 결과로 MBC에 520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시민단체의 견제도 계속됐다. 공정언론국민연대 등은 MBC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지난달 24일 감사원에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원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서민 대안연대 공동대표도 같은 달 29일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MBC 전‧현직 임직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박성제 사장은 ‘방송법’과 사규를 근거로 “굳건한 방파제가 되어 맨 앞에서 파도와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리적인 비판은 수용하되 부당한 간섭과 외풍은 철저히 막아내겠다”며 “그것은 방송법과 사규가 사장인 제게 부여한 책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방송법은 제4조2항에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구문으로 꼽힌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던 이정현 전 의원이 방송법 제4조2항이 위헌이라며 2019년 제기했던 헌법소원에 대해 지난 2021년 8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을 결정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대처를 지적하는 기사를 보도에서 제외해 달라고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했다가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1일 오전 상암 MBC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문화방송 창사 61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MBC
1일 오전 상암 MBC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문화방송 창사 61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MBC

아울러 박성제 사장은 흑자 전환 등 경영실적을 강조하며 콘텐츠 투자 확대 의지를 밝혔다. 

박 사장은 “올해 1100억이었던 드라마 투자를 내년 1500억으로 대폭 늘렸고, 예능과 디지털, OTT 콘텐츠에도 1000억 이상 투자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콘텐츠에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우리의 숙명인 공영방송으로서의 의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 제공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성제 사장은 “이를 위해 내년에는 초고령화 사회와 인구절벽, 지방소멸 등 공동체의 위기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전문가들과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 대형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며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은 물론, 라디오와 다큐멘터리, 유튜브까지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서 지난 60년간 시청자들이 보내주신 신뢰에 보답하는 MBC의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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