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KDN 이어 마사회도 연내 YTN 지분 매각 밀어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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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오는 21일 YTN 매각 논의할 듯...노조 "농림부 전화 한통에 입장 바꿔"
YTN 노조 "급하게 팔 이유 없어…배임죄 소지도"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14대 집행부 신호 지부장(우측 두 번째)과 15대 집행부 고한석 신임 지부장(우측 첫 번째)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과천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을 방문해 YTN 지분 매각과 관련한 호소문을 전달하고 있다. ⓒ언론노조 YTN지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14대 집행부 신호 지부장(우측 두 번째)과 15대 집행부 고한석 신임 지부장(우측 첫 번째)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과천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을 방문해 YTN 지분 매각과 관련한 호소문을 전달하고 있다. ⓒ언론노조 YTN지부

[PD저널=임경호 기자]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한 한전KDN에 이어 한국마사회도 YTN 지분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초 내년 하반기에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압으로 시기를 연내로 앞당겼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YTN 지분 9.52%의 매각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YTN 최대주주인 한전KDN이 21.43% 지분 전량 매각을 결정한 데 이어 한국마사회까지 매각을 서두르면 내년부터 당장 YTN 인수전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14일 발표한 ‘YTN 지분매각 시도를 규탄한다!’ 성명서에서 “당초 2023년 하반기로 예정된 YTN 보유지분 매각은 상급기관의 전화 한 통으로 당장 이행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며 그 배경에 마사회의 상급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기업이 상급기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전화 한 통으로 연내 자산매각 의결을 지시한다는 것은 상식을 넘어선 경영 간섭”이라며 “정권의 눈치를 보며 손바닥 뒤집듯 뒤바뀌는 주무부처의 행태에 한국마사회는 멍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의 주장 배경에는 사측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가 있다.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국감이 열리던 지난 10월 17일까지만 해도 “방송 매체의 특성상 말 산업 홍보에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YTN 지분 매각을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한전KDN과 한국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 계획이 확정된 이후에도 마사회 측은 “당장 매각안을 논의할 계획이 없다”며 속도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기복 노조위원장은 “기재부에서 공공기관혁신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면서 자산 매각을 공식화한지 꽤 됐는데, 이행계획을 제출할 때까지만 해도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었다”며 “농식품부의 전화를 받은 지난주 월요일, 그리고 방문협의를 시행한 금주 이후 갑자기 YTN 지분 매각에 대한 사측의 입장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자산에 대한 의사결정이 외부의 경영 간섭에 의해 이뤄진다면 경영권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냐는 의구심이 생기지 않겠냐”며 “YTN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여야 정쟁의 대리전에 끼어든 모양새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YTN 사옥.
YTN 사옥.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도 15일 ‘YTN 강제 매각,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성명을 통해 “애초에 마사회는 팔지 않겠다고 했는데 상급 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마사회의 팔을 비틀었다”며 노조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고한석 YTN지부장은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을 매수할 당시 단가가 650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5000원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며 “법률적으로 봐도 배임죄 소지가 있고, 급하게 팔 이유가 전혀 없는데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외부의 압력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주장에 한국마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답변을 피하거나 "알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YTN 지분 매각과 관련된 이사회 안건 상정 여부에 대해서도 “이사회 안건은 이사들에게만 공지된다”며 “(일선 부서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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