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YTN 지분 매각 추진' 의결…14명 중 13명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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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DN·마사회,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 확정 40일 만에 YTN 지분 처분 결정
YTN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기대…숙고해달라" 호소했지만...의결 강행
YTN 노조·마사회 노조 "언론장악의 외주화" 반발

21일 오전 경기도 과천 마사회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언론노조, 한국마사회노조 관계자들이 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21일 오전 경기도 과천 마사회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언론노조, 한국마사회노조 관계자들이 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PD저널=임경호 기자] YTN 최대주주인 한전KDN에 이어 한국마사회도 결국 YTN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공기업 자산 효율화 계획이 확정된 지 40일 만에 YTN 공기업 주주 2곳이 지분 31%를 민간에 내놓기로 한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마사회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YTN 지분 매각 추진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재적인원 14명 중 찬성 13, 기권 1로 원안을 가결했다. 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은 9.52%이다.

YTN은 마사회 이사회 개최에 앞서 최근 영업실적과 보유 자산가치를 강조하며 숙고를 당부했지만, 이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YTN은 호소문을 통해 “올해 3분기까지 YTN은 25억7천만 원의 영업이익과 58억7천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연말 매출도 창사 이래 가장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공익적 기능과 함께 견실한 경영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비핵심’, ‘부실’ 출자자산으로 분류되는 것에 YTN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YTN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면 그것이 공공기관 혁신의 올바른 대안인지, 공개적이고 투명한 공론의 장에서 마사회의 YTN 지분매각이 합당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마사회 이사님들의 현명하고 고뇌가 담긴 숙고를 기대한다”고 했다.

마사회는 당초 지분 매각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잡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의 압박으로 앞당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마사회장은 당초 YTN 지분을 보유하겠다는 방침이었는데, 정부의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이 확정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마사회는 YTN 지분이 고유 업무와 무관하다는 이유를 댔다.  

YTN 지분 21.43%를 보유한 한전KDN도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 YTN 지분 매각 추진을 결정했다. 한전KDN 노조는 “당장 지분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며 반발했지만 사측은 매각 추진을 밀어붙였다. 이사회는 이례적으로 만장일치 관행을 깨고 찬반 표결을 거쳐 안건을 통과시켰다. 

YTN 지분을 보유한 공기업 2개사 모두 연내 매각 여부를 확정하면서 25년 동안 공적소유구조를 지켜왔던 YTN의 사영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양사는 당초 YTN 지분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에 따라 YTN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한전KDN과 마사회를 제외한 YTN 주요 주주는 한국인삼공사(19.95%), 미래에셋생명(14.58%), 우리은행(7.40%), <한국경제>(5.00%) 등이 있다.

한국마사회가 이사회에서 YTN 지분 매각 여부를 의결하기로 한 21일 마사회 건물 앞에서 홍기복 마사회노조위원장(가운데)이 노조원들과 함께 매각 반대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마사회 노조
한국마사회가 이사회에서 YTN 지분 매각 여부를 의결하기로 한 21일 마사회 건물 앞에서 홍기복 마사회노조위원장(가운데)이 노조원들과 함께 매각 반대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마사회 노조

YTN 노사와 마사회 노조, 국회 농해수위 등은 일제히 반발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와 언론노조, 한국마사회 노조는 마사회의 이날 마사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력이 YTN 사영화에 서두르는 이유는 분명하다”며 “YTN이 가진 강력한 공정방송제도 때문에 도저히 길들일 수 없으니, 자본에 넘겨 간접적으로 장악하겠다는 언론장악의 외주화”라고 비판했다.

고한석 YTN지부장은 ”YTN의 자산이 더욱 커져서 마사회 입장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에 상급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사실상 매각을 강요했다“며 ”이것이 군사정권 때 하던 일과 무엇이 다른가. 언론통폐합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홍기복 마사회 노조위원장은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해오던 마사회가 오늘 이사회에 YTN 매각 추진 안건을 상정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졸속적인 의사결정을 하려고 한다”며 “온당하지 않은 결정에 마사회 이사회가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사회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야당 위원 12명도 성명을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농해수위 야당 위원들은 “지난 11월 기재부가 마사회 보유 YTN 주식매각 의견을 통보한 데 이어, 12월에는 농식품부 차관이 마사회장과 면담을 통해 매각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특히 마사회의 숙원사업인 온라인 경마 도입을 조건으로 압력을 가했다는 마사회 관계자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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