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미나 기자] 강원도 산불 보도로 늑장·부실 재난방송이라는 비판을 받은 재난방송주관방송사 KBS의 의무와 재난방송 실시 기준이 강화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산림청은 14일 '재난방송 신속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지난 4월 강원도 산불 보도가 담당 부처의 혼선과 KBS의 안일한 대처로 지탄을 받은 뒤 문재인 대통령은 재난방송 시스템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관련 기사: 文 대통령까지 지적한 '재난방송 시스템
[PD저널=오학준 SBS PD] "선배, 요새 더 힘들어요." 후배 하나가 술자리에서 말을 건넸다. "노동시간을 줄여보자고 시스템을 바꿨는데, 막상 바꾸고 나서도 저흰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술잔을 기울이던 후배와 나는 같은 공간에서 일하지만, 우리는 엄밀히 말해 같은 회사 소속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후배의 업무가 부수적인 역할인 것만도 아니다. 오히려 그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일이 태반이다.주 52시간 노동이, 그저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질 만큼 비현실적인 일터에서 함께 뒹굴면서도, 막상 노동 시간을 조금이
[PD저널=오학준 SBS PD(그것이 알고 싶다>연출] 나는 위로와 공감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들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짐짓 아는 체 하는 말투나 뒤집어보면 별 것 없는 내용 때문이 아니다. 그런 말들을 하는 이들이 내려오지 않으려는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고통을 겪은 ‘선배’(!)들은 대부분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자리를 고수한다. 그리곤 이렇게 말한다. 난 너희들의 고통을 잘 알아, 그건 이것 또는 저것 때문이고, 이 부분을 다르게 생각하면 고통은 조금 줄어들 거야, 그러면 넌 내일 조금 더 나은 마음으로
[PD저널=오학준 SBS PD(연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일같이 거리에 나섰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선 이들은 때로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변화를 요구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판결은 결국 해를 넘겨서야 나왔지만, 이미 이들은 처음부터 대통령의 어떤 변명도 들을 마음이 없었다. 그가 대중의 대표로서 지녀야 할 권위와, 대표로서 얻어야 할 신임을 모두 잃었기 때문이다.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과 뒤이은 얼마간의 혼돈의 시기가 지나고 의욕적인 새로운 정부가 등장했다. 새로운 정부가 내세운 가치들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창작자들의 활발한 활동이 영화와 TV 사이의 벽을 허물고 있다. 과거에는 감독과 작가들의 활동 영역이 영화와 드라마로 구분됐지만, 날이 갈수록 매체를 넘나드는 감독과 작가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감독, 작가뿐 아니라 그리고 영화 스태프가 드라마 현장에 투입되는 등 분야를 넘나드는 현상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여전히 영화와 드라마는 성격과 타깃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이야기’라는 콘텐츠가 핵심이기 때문에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더구나 넷플릿스처럼 대규모 자본 투자는 물론 콘텐츠가 유통
[PD저널=오학준 SBS PD(연출)] 10년의 시간 동안 서른 명의 노동자와 그의 가족이 세상을 떠났다. 어떤 이들은 불현듯 찾아온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났고, 어떤 이들은 견딜 수 없는 세상의 무게에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그렇게 잔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 공장으로 돌아온 노동자들에게 남은 것은 반쪽뿐인 월급, 그리고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들이었다.그 서른 명이 유별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경찰의 곤봉에 맞아 몸에 난 상처들이 채 낫기도 전에 물대포처럼 밀려오는 손해배상 소송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PD저널=오학준 SBS PD(연출)] 최근 예천군의회의 한 의원이 해외에서 술에 취해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시사 프로그램의 PD답게 관련 뉴스들을 보던 중이었다. 그러다 ‘사죄의 108배’라는 제목이 달린 뉴스를 봤을 때, 나는 그래도 사람을 때린 게 부끄러운 줄은 아는 사람인가 싶었다. 하지만 108배를 하는 사람들이 당사자가 아니라 군민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고민이 깊어졌다. 왜 군민들은 무릎을 꿇으며 사퇴를 ‘읍소’할 수밖에 없었을까.정치인들이 사고를 치고 뻔뻔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사람의
[PD저널=오학준 SBS PD] “불의 참된 아름다움은 책임과 결과를 없애버린다는 데 있지. 견디기 힘든 문제가 있으면 화로에다 던져 버리면 돼.”올 한해 책상 위에서 단 한 번도 내려온 적 없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에 나오는 이 한 문장에, 나는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다. 사실 우리는 이미 보이지 않는 불 속에 둘러싸여 있는 건 아니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성을 기꺼이 불태울 화로를 만들고 있었던 게 아닐까. 반세기 전 저자가 우려하던 그 디스토피아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책을 읽으며 내가 바로
[PD저널=오학준 SBS PD] 우연히 무인자동차와 관련한 기사 하나를 읽게 됐다. 최근 MIT 대학 미디어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다루고 있었다. 마이클 샌델의 에서도 소개되었던 유명한 실험인 트롤리 딜레마에 대한 설문조사였는데,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충돌 사고가 발생한다고 가정하고, 누군가의 죽음이 불가피할 때, 당신이 운전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고 그에 대한 답을 정리한 것이었다.설문의 목적은 앞으로 개발될 무인자동차가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미리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PD저널=오학준 SBS PD] 카사바라는 이름은 우리에게는 생소하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주민들의 주식이자, 쌀과 옥수수에 이은 세계 제3의 탄수화물 주요 공급원이다. 원래는 아마존 강 부근에 살던 주민들이 재배하던 작물이었지만, 제국주의 시대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하며 이 작물의 운명도 바뀌었다. 유럽인들의 필요에 의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의 식민지에 전파된 카사바는 이제 수억 명의 가난한 이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중요한 작물이 됐다.그런데 한때 이 카사바가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것도
[PD저널=이미나 기자] 포항MBC MBC 춘천MBC BBS 국악방송 가 제224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22일 출품작 심사를 거쳐 총 다섯 편을 224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뽑았다.TV 시사·다큐부문 이달의 PD상은 포항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연출: 신영민, 촬영: 심대환, 작가: 노유정)에 돌아갔다. 심사위원회는 "독도 영유권 분쟁을 국제정
[PD저널=오학준 SBS PD] 오랜 시간을 들인 끝에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종영한 JTBC 드라마 의 두 장면이 머리에 떠오른다. 하나는 드라마 초반부였을 것이다. 재판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다른 두 판사가 약간의 언쟁을 하는 장면이었다. 임바른 판사(김명수)가 박차오름 판사(고아라)에게 법복을 입은 이상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선 안 된다고 질책했을 때, 박차오름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판사일 겁니다. 무표정하게 내려다보기만 하는 판사 따위는 되지 않을 거예요.”그리고 그 회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