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 자처한 안형준 사장 "MBC, '신뢰의 이름'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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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벗고 3주 만에 취임식…정직한 보도·OTT 협업 강조
"저널리즘 위기...공영 미디어로 존재 이유 증명해야"

안형준 MBC 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M라운지에서 열린 MBC 사장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MBC
안형준 MBC 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M라운지에서 열린 MBC 사장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MBC

[PD저널=임경호 기자] ‘명의신탁’ 의혹 여파로 약 3주 만에 취임식을 열게 된 안형준 MBC 사장이 “단단하고 당당하게 여러분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 사장은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M라운지에서 열린 MBC 사장 이‧취임식에서 “대한민국은 저널리즘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우리는 주권자인 시민을 대변하는 공영 미디어로서, 그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MBC가 처한 환경을 “공영 미디어의 독립성은 물론 존속 여부까지도 위협받는 가혹한 현실”로 규정하고 “압력에 굴하지 않는 보도, 진실한 보도, 약자의 작은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보도, 옳은 비판을 수용하는 정직한 보도가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했다.

MBC는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나온 ‘바이든 날리면’ 보도를 기점으로 대통령실과 여당의 거센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체 신뢰‧선호도가 크게 상승하며 KBS가 실시한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 처음으로 KBS를 제치고 주요 4개 항목 1위를 차지했다.

안 사장은 “언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속에서 MBC는 ‘신뢰의 이름’이 되어야 한다”고 구성원에게 주문했다.

안 사장은 콘텐츠 기업으로서 미디어 시장의 생존 경쟁을 위한 투자와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방송과 OTT, 소셜미디어, 게임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한 생존 경쟁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면서도 “그러나 오히려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도전과 창의의 DNA를 장착하고 있는 우리 구성원들에겐,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지컬: 100>,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과 같은 OTT 협업을 ‘새로운 길’로 들었다. MBC는 2021년 시사교양국에 ‘OTT&팩추얼 프로그램 개발 파트’를 신설하고 기획안 위주의 OTT 협업 콘텐츠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조성현 PD가 만든 <나는 신이다>도 각계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 사장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또, 울고 웃게 했던 콘텐츠 왕국 MBC의 과거와 현재를 ‘미래’로 바꾸어내는 일에 결코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콘텐츠, IP는 곧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M라운지에서 열린 MBC 사장 이‧취임식에서 안형준 사장과 등기이사 6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MBC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M라운지에서 열린 MBC 사장 이‧취임식에서 안형준 사장과 등기이사 6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MBC

또 사장 선임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던 조직 내부의 갈등과 반목에 대해 “더 투명하고, 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저부터 힘쓰겠다”며 “오해가 오해를 낳고, 계파와 파벌을 낳고, 조직의 건강성까지 해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제3노조는 안형준 사장의 ‘명의신탁’ 문제와 개인 비위 의혹 등에 따른 도덕성 문제를 언급하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처우개선을 목표로 방송지원직 작가 6명이 새로운 노조를 설립하기도 했다. 조직 화합은 경력 공채 출신인 안 사장의 최우선 과제로 손꼽힌다.

이날 이‧취임식에는 등기이사로 선임된 △박태경 부사장 △박건식 기획조정본부장 △도인태 미디어전략본부장 △박장호 보도본부장 △윤미현 콘텐츠전략본부장 △이주환 드라마본부장과 박성제 전 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박성제 전 사장은 “3년 간의 사장 직무를 큰 허물없이 마치고 뒤늦게나마 작별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 고맙고 뿌듯한 마음뿐”이라고 이임사의 운을 뗐다.

박 전 사장은 “MBC 앞에 아직도 험난한 과제들, 넘어서야 할 위협들이 상존해 있지만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며 “힘든 순간이 도래했을 때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은 시청률도, 유튜브 조회수도, 영업실적도 아니다. 국민의 신뢰, 시청자의 마음만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위협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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