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 =박수선 기자] 찐 부자들의 성공 비결을 탐구하는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이하 <이웃집 백만장자>)가 302회 이달의 PD상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 11일 요식업계 대부 임순형 편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이웃집 백만장자>은 이튿날인 12일에는 이달의 PD상 시상식에서 호명됐다.
시상식에 앞서 만난 김민지 <이웃집 백만장자> 총괄PD는 “<이웃집 백만장자>는 ‘진짜 부자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라며 “부를 이룬 사람들에게는 배울만한 철학이나 삶의 태도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산의 규모보다는 내면의 가치에 집중해서 부자를 탐구해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재산 2조설’ 루머가 끊이지 않는 서장훈 씨는 <이웃집 백만장자> MC로 제격이었다. 평소 <한국기행> <건축탐구 집> 등 EBS 프로그램을 즐겨본다는 서장훈 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EBS와 인연을 맺었다.
김민지 총괄PD는 “서장훈 씨에게 기획안을 보냈더니 생각보다 빨리 답이 왔다. EBS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부자의 삶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있어 매주 달라지는 로케이션 촬영에도 온몸을 던지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제작진은 지난 4월 9일 방송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0명의 ‘이웃집 백만장자’를 소개했다.
1세대 헤어 디자이너로 활약하다가 은퇴 후 1만평 왕국을 세운 이상일 씨가 스타트를 끊었다. ‘대한민국 1호 밀라노 유학생’ 밀라논나, 프라이팬으로 1800억원을 벌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이현삼 씨, 철강기업 CEO를 거쳐 재활용 기업을 세운 김정빈 대표 등이 ‘백만장자’로 출격했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출연자 섭외다. “중간에 엎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할 정도로 ‘인사청문회급’ 검증 절차를 거친다.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이상일' 편을 포함해 ‘밀라논나’·'임순형' 편을 연출한 최재영 PD는 “먼저 기사나 유튜브를 통해 출연자를 물색하고, 단순히 돈이 많은 게 아니라 돈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며 “직접 만나 4~5시간 동안 삶의 방식과 철학에 대해 계속 물어보면 인물의 진면목이 결국 드러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의도치 않은 광고 효과도 주의를 기울이는 지점이다.
김 PD는 “촬영 단계에서부터 브랜드나 간판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요식업체 대표가 출연하면 음식을 먹는 장면에서 맛에 대한 묘사를 최소화하려고 한다”며 “EBS 내부에서도 심의 절차를 거치는데, 심의위원들이 홍보 효과 우려가 있다는 코멘트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밀착 관찰한 '백만장자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최 PD는 “자기 일에 완전히 미쳐있다는 게 출연자들의 공통점”이라며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일에 완전히 몰두한 모습을 촬영하면서 봤다”고 했다.
김 PD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법칙' 자기계발서나 유튜브 영상을 직관하는 느낌이었다”며 “출연자 모두 수십 년 동안 매일 일기를 쓰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다. 부자들의 성공 법칙을 실제로 본 느낌이라서 (부자들의 발언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웃집 백만장자>는 EBS가 두 번째로 공동제작을 시도한 작품이다. 매주 수요일 밤 9시 55분 EBS와 E채널을 통해 동시 송출된다.
김민지 총괄PD는 “EBS 채널에서만 나가는 것보다 여러 채널을 통해 전파되면 훨씬 많은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이 전달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EBS가 주력하는 교양적 깊이와 E채널의 예능적 재미가 만나 좋은 시너지를 주고 있다는 반응이다”라고 했다.
<이웃집 백만장자>는 오는 25일 12회로 일단 시즌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내부에선 하반기 정규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지 총괄PD는 “출연자들을 처음엔 부자로 만났지만, 결국에는 좋은 어른을 만났다는 느낌이 강하다”며 “사회에서 좋은 어른을 찾기 어려운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답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