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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8 17:55
  • 수정 2025.08.08 18:05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 PD “청취자들 ‘TBS 정상화 응원’에 힘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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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04회 이달의 PD상 수상한 '허리케인 라디오' 김경래·황정호 PD, 최일구 앵커

8일 열린 304회 이달의 PD상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TBS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의 김경래 PD(왼쪽), 최일구 앵커(가운데), 황정호 PD. 
8일 열린 304회 이달의 PD상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TBS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의 김경래 PD(왼쪽), 최일구 앵커(가운데), 황정호 PD. 

[PD저널 =박수선 기자] 폐국 위기 속에서 방송을 이어나가고 있는 TBS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가 304회 이달의 PD상을 수상했다. 8일 시상식에 앞서 만난 김경래 PD는 “TBS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뜻깊은 수상”이라며 “TBS의 어려운 형편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가 지원 조례를 폐지한 이후 TBS는 지난 9월부터 비상방송체제를 지속하고 있다. 자금줄이 끊기면서 4개의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이 멈춰 선 상태다. 

하루에 5시간만 생방송 정규 프로그램이 나가는데, <허리케인 라디오>가 2시간을 책임지고 있다. 1년째 무임금 상태에서 작가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김경래·황정호 PD와 교통비 정도의 출연료만 받고 헌신하고 있는 최일구 앵커가 있어 가능했다.   

경영난 여파에 <허리케인 라디오>도 지난해 3월 한차례 방송을 중단했다가 4개월 만에 재개했다. 김 PD는 “제작비가 전무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협찬처를 구했다. 음악저작권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두 군데에서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줘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송은 재개됐지만, 청취자들에게 선물도 못주는 형편이었다. 소상공인들의 자발적인 기부 코너인 ‘나눔 선물’은 청취자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김경래 PD는 “최일구 앵커가 방송에서 선물을 보내주기 힘든 사정을 언급하니까, ‘김만희떡볶이’의 김만희 사장님이 떡볶이를 하루 한명에게 보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시작됐다. 호응이 좋아서 현재는 18개로 나눔 상품이 늘었다”고 전했다. 

‘나눔 선물’ 참여업체 지역도 서울·인천·경기 등지로 넓어지고 있고, 업종도 교육업·문화시설 등으로 다양해졌다. 

황정호 PD는 “제작진 입장에서는 ‘나눔 선물’에 참여하는 소상공인 청취자들의 사정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이런 부분을 확인한 뒤에 기부하는 청취자와 당첨자를 연결해준다”며 “‘나눔 선물’을 받은 청취자들이 후기를 보내주면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일구 앵커는 “<허리케인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 중에 경제적으로 부유한 분은 별로 없다. ‘나눔 선물’이 필요하다고 보낸 사연을 받아보면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많다”며 “그런데도 ‘나눔 선물’에 당첨된 후기를 받아보면, 추가 주문을 했다는 식으로 보답을 하려고 하는 마음이 다들 있다”고 했다. 

8일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뒤 '허리케인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최일구 앵커. 
8일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뒤 '허리케인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최일구 앵커. 

‘나눔 선물’로 끈끈한 연대를 보여준 청취자들은 ‘TBS 정상화’에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PD는 “사연 문자에 ‘TBS 정상화를 기원한다’고 덧붙여 보내는 청취자들이 많다. TBS 정상화를 바라는 청취자들이 많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힘이 생긴다”고 청취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황 PD는 “이달의 PD상을 계기로, 청취자들이 다시 TBS를 좀 더 찾아 듣고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최일구 앵커는 이번 이달의 PD상 수상에 ‘난파선의 한줄기 빛과 같다’는 감상을 전했다. 

최 앵커는 “영화 <라디오스타>를 좋아하는데, 80년대 가수왕 박중훈이 안성기와 강원도 영월까지 밀려났다가 다시 스타가 되는 이야기다. 50대 PD 2명과 60대 진행자가 만들고 있는 <허리케인 라디오>가 현실판 <라디오 스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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