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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6 12:19
  • 수정 2025.08.26 12:24

'다큐3일 특별판' PD "10년 시간 건너 모두와 만나게 해준 뭉클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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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년 전 '안동역 약속' 해피엔딩 지켜본 조정훈 PD

KBS가 '다큐 3일 특별판'을 편성해 조명한 '안동역 약속'의 장면.   
KBS가 '다큐 3일 특별판'을 편성해 조명한 '안동역 약속'의 장면.   

[PD저널 =박수선 기자]  “방송 후 댓글 등 반응을 살펴보면, 어떤 특정인의 만남이 아니라 10년의 시간을 거슬러 청춘 시절의 다짐을 간직한 자신을 만날 수 있었다는 시청자가 많았습니다. 훼손되지 않은 자신의 청춘을 발견하길 원하는 그 누구든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믿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지난 22일 화제 속에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을 연출한 조정훈 PD는 시청자들이 보낸 뜨거운 호응에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3년 전 종영한 <다큐 3일>을 특별판으로 다시 불러낸 건 2015년 안동역 앞에서 <다큐3일> 촬영감독과 대학생 두 명이 새끼손가락을 걸고 한 약속이었다. ‘청춘의 상징’ 내일로 기차 여행 중이던 학생들은 이지원 촬영 감독과 인터뷰를 하다 “2025년 8월 15일 오전 7시 48분 여기서 만나요”라며 10년 후를 기약했다. 

해프닝으로 그칠 줄 알았던 작은 약속은 기약을 잊지 않았던 주인공들과 주위의 응원으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10년 전 약속의 해피엔딩’을 염원하는 마음이 모이면서 결국 KBS도 안동역으로 향하는 여정에 나섰다.

조정훈 PD는 방송 이후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지원 감독님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개인적인 소회를 올렸던 것이 큰 바이럴이 일어나면서 KBS 사내에서 편성 논의가 진행된 것”이라면서 “출발은 어쩌다가 맺고 만 약속이었지만 인터뷰 중에 '우리도 10년 후 같은 코스로 돌아보겠으니, 다큐멘터리를 그때도 계속 찍고 있어달라'는 스치듯 흘렸던 말이 <다큐 3일> 제작팀의 참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약속의 주인공인 이지원 촬영감독을 비롯해 <다큐 3일>의 제작진이 다시 모였다. <다큐 3일>의 대표 목소리였던 가수 유열 씨도 동행해 의미를 더했다. 유열 씨는 8년 전 폐섬유증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했었다. 

조 PD는 “다소 떨리고 거칠어졌으나 엄청난 인생의 고비를 넘어서 녹음실에 도착해주신 유열님이 저희에게는 또 하나의 감동이이었다”며 “8월의 약속은 10년의 시간을 건너 우리 모두를 만나게 해주었다. (제작진에게도) 뭉클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폐이식 수술을 받고 다행히 건강을 되찾은 유열씨도 '다큐 3일 특별판'으로 복귀했다.   
폐이식 수술을 받고 다행히 건강을 되찾은 유열씨도 '다큐 3일 특별판'으로 복귀했다.   

‘안동역 약속’에 쏟아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제작진은 ‘최소한의 개입’을 견지했다. 

조 PD는 “마치 사회적인 약속인 것처럼 개인들을 압박하는 상황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했다”며 “이들의 만남에 응원을 보내는 많은 청춘들의 바람대로, 만남의 순수성을 훼손하지 않아야 했다. 전화번호도 이름도 모른 채 이루어진 약속의 우연성과 불확실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과제였다”고 했다. 

덕분에 카메라에는 담기진 않았지만 주인공들의 조용한 만남이 이뤄질 수 있었다. 이날 7시 48분 정각에 나타난 김유리 씨는 제작진에 카메라를 꺼달라고 요청했고, 이지원 촬영감독과 10년을 간직한 인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다큐3일 특별판>의 주인공은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10년 전 영상에 청춘의 얼굴로 '진공포장'된 출연자들의 안부도 물었다. 제작진의 호명에 출연자들은 반갑게 근황을 전했고, 10년 전 청년 밴드였던 ‘오빠딸’은 유쾌한 공연으로 '안동역 약속'의 해피엔딩을 장식했다. 

“72시간의 취재가 진행될수록 많은 분들의 응원이 모아졌습니다. 모두 자신의 삶과 청춘을 돌아보게 해줘 감사하다고 일러주셨습니다. 잘 살아내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0년 전 내일로 편 출연자들의 근황은 이 믿음을 실현시켜주는 또 다른 장면이었다고 봅니다.” 

유튜브에 업로드한 지 하루 만에 100만 조회수를 돌파한 <다큐3일 특별판> 영상에는 ‘10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는 낭만 가득한 후기가 줄줄이 달렸다. 코로나 유행 시절에 방송을 멈춘 <다큐3일>의 부활을 요청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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