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 =박수선 기자] MZ 웹예능의 대표주자 <MMTG 문명특급>이 혼성 3인조 그룹 ‘재쓰비’ 2집 도전기를 담은 프로젝트로 이달의 PD상을 처음으로 수상했다. SBS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161’ 소속 홍민지 PD는 지난달 SBS PD협회에 가입한 뒤 곧장 이달의 PD상 상패를 품에 안았다.
지난 5일 이달의 PD상 시상식에 앞서 만난 홍 PD는 <재쓰비2>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 친 결과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창의적인 음원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거나 성공해서 성취감을 얻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쓸 수 있는 카드들을 모두 조합해서 만들었던 것” 이라고 했다.
<재쓰비2>는 재재와 승헌쓰, 가비가 2집 준비 과정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이야기로 채워졌다. 멤버들은 1집 활동할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고난도 퍼포먼스를 소화했고 뮤직비디오에선 와이어 액션도 선보였다.
프로젝트 규모도 한층 커지고 화려해졌다. <재쓰비2>는 브랜딩 전문가 노희영 대표가 2집 콘셉트를 잡았고, SM엔터테인먼트 송(Song)캠프를 통해 K-팝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에게 곡을 받았다.
2018년 문을 연 <문명특급>이 8년 동안 쌓아온 신뢰와 인적 자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홍 PD는 “시작은 미약하더라도 다음에 어떻게 뿌리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작은 만남과 시간도 허투루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우리가 진심으로 대했던 마음들이 열매를 맺은 것 같아 신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한 ‘프로젝트 그룹’의 도전기가 평탄했을 리 없다. ‘재쓰비’ 멤버들이 '피 땀 눈물'을 흘린 만큼 제작진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재쓰비’를 하는 동안 거의 대기업 영업사원처럼 다녔어요. 매일 기업을 돌아다니면서 PT(프레젠테이션)하고 스폰서 좀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신들이 이 프로젝트에 협찬을 하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이런 것이 있다고 제안하면서요. 100번 거절당하면 두 번 정도 협찬이 되는 꼴이었어요. 다행히 거절당했을 때 정신적으로 타격을 받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멤버들과 제작진이 진심을 쏟은 덕분에 ‘재쓰비’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제작비 300만원으로 출발했는데, 1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정도로 수익성도 챙겼다.
“음원 수익은 올해부터 생기기 시작한 것이고, 작년에는 적자 상태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했어요. ‘스튜디오161’ 하현종 대표님이 문명특급팀을 전적으로 믿고 맡겨줬거든요. 음원 수익이 기타수익으로 들어오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 재무재표에 새로운 수익 항목을 만들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홍 PD는 ‘재쓰비’ 컴백과 관련해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출연자들이라서 멤버들이 원한다면 음원 말고도 다른 프로젝트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그러면서 “<문명특급> 팀원들이 공통적으로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계속 만들고 싶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우리 콘텐츠를 통해 사랑받을 때 PD들이 성취감을 느끼는 편이라서 수면 아래에 있는 인물도 열심히 발굴할 계획”이라고 했다.
‘재쓰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달라진 게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매주 돌아오는 마감 압박 속에서 업로드할 콘텐츠를 찾고, 편집하는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아요.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가치 있는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거든요. 우리 콘텐츠에 귀한 15분, 20분을 들이는 시청자들에게 대충 만든 음식을 내놓을 수 없다는 생각은 <문명특급> PD를 맡을 때부터 지켜온 소신입니다.”
<문명특급> 원년 멤버이자 ‘스튜디오161’ 최고참인 홍 PD는 이번 PD연합회 가입을 계기로 타사 PD들과의 교류·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는 기대감도 전했다.
“올해 들어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데요. 제가 모르면 후배 PD들이 물어볼 데가 없어 답답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콘서트를 준비할 때는 무작정 KBS PD님을 찾아가 콘서트를 하려면 카메라는 몇 대가 필요하고, 예산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물어본 적도 있어요.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많은 ‘스튜디오161’ PD들과 노하우가 많은 타사 PD들간의 교류가 활성화돼 좋은 시너지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