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재철 CBS PD] 은 매주 일요일 12시에 펼치는 ‘만인보’였다. 인간군상의 희노애락이 흥겨운 노랫가락에, 저마다의 곡진한 사연 속에 갈피갈피 가득했다.브라질에 가 있는 아빠를 그리워하며 눈물짓는 세 살배기부터 “귀만 조금 어두울 뿐 목소리는 아주 카랑카랑 하셨다”던 115세의 촌로까지 실로폰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이 프로그램은 모든 연령층에 꿈의 무대를 제공했다. 후에 ‘가인 신드롬’을 일으킬 무명의 트로트 가수도 이곳을 거쳐 갔다 하니 등용문으로서도 꿈의 무대라는 칭호는 클리셰는 아닌 듯싶다.
[PD저널=박재철 CBS PD] “어렵게 출연하셨고, 다른 중요한 말씀도 많이 하셨는데, 꼭 저런 제목으로 기사가 나가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문자 하나가 와 있다. 모 의원 보좌관이다. 읽는 순간 손에 들린 휴대폰이 무거워졌다. 행간에 불만이 꾹꾹 차 있어서다. 안 한다는 의원을 설득해 출연까지 성사시켜준 보좌관이라 신발 속 뾰족한 돌멩이 같은 기사 제목에 생겼을 그의 섭섭함이 이해됐다. 라디오 방송이지만 요즘은 인터뷰 전문이 텍스트화해 공개된다. 유튜브에도 동시 송출된다. 그날그날의 이슈가 기사나 영상 콘텐
[PD저널=장세인 기자] TBS를 교육방송으로 전환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구상에 반발하고 있는 TBS 구성원들이 조례 개정을 강행할 경우 '방송법 위반' 고소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TBS지부는 26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차려진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식 언론장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오세훈 시장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다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TBS를 교육방송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의회 의석을 국
[PD저널=박재철 CBS PD] 성장기, 전혀 다른 차원의 독서 체험을 제공한 첫 번째 책은 데미안이었다. ‘새로운 세계의 탄생을 위해선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구절이 당시 꽤 울림이 컸다. 대학 때 접한 김수영의 시구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의 순화 버전쯤 될까. 해체 없이는 재구성도 없다는 점에서 사실 둘의 의미는 비슷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성장통을 동반한 탄생론도 바뀌기 시작했다. 오롯이 개인의 어깨에 얹어진 짐을 이젠 타인이나 사회가 조금씩 나눠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
[PD저널=장세인 기자] TBS 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TBS지부가 16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TBS 교육방송 전환’ 발언에 대해 “TBS의 시사 보도 기능을 박탈하겠다는 공언으로 권력이 언론사의 기능을 좌우하겠다는 겁박"이라고 반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연일 TBS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MBC 인터뷰에서 "교통방송의 기능이 거의 사라졌다"며 TBS의 '교육방송 전환' 검토 계획을 공개한 데
[PD저널=박재철 CBS PD] 큐시트 작성을 하다 보면 가끔 출연자 호칭 때문에 멈칫할 때가 있다. 당 대표 출신인데 전임이라 현직인 의원이 정확할까? 아님 예우상 前 대표로 써줘야 하나? 몇 년간 작품 활동이 거의 없고 방송 출연이 잦은 게스트라 작가 대신 방송인으로 소개하면 뭔가 미진하려나? 어떤 이는 너무 많은 직함을 가져 무엇을 써야 하나 갈등이 일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낯선 성격의 단체장 한 분을 프로그램에 초대했다. 강제윤 섬 연구소 소장이다. 역사 연구소나 음식 연구소가 아니라 섬 연구소다. 시인이기도 해 강제윤 시
[PD저널=박재철 CBS PD] 제작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임상심리학자 한 분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었다. 김태경 교수는 범죄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재활과 정신적 자립을 돕는다. 최근에 상담 내용을 토대로 책도 냈는데 제목이 인상 깊다. . 우리 사회가 피해자에게 가하는 유무형의 용서 강권 문화를 비판하는 제목이라고 한다. 용서의 권리 주체는 피해자인데도 그 사실이 자주 잊힌다는 목소리다. “이쯤 하면 됐다, 그만해”, “더 이상의 갈등은 무의미해, 이제 화해해” 이런 이야기들은 그 선의에도 불구하고 용서를 하는
[PD저널=이봉우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객원연구원] ‘문재인 정부의 패착’의 대명사처럼 틈만 나면 언론이 소환하는 조국 전 장관을 또 언론이 호명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아니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때문이다. 정 후보자는 자녀의 경북대 의대 학부 편입 과정에서의 ‘아빠찬스’ 의혹, 소위 ‘조국 사태’와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다.4월 13일부터 19일까지 ‘정호영 의혹’ 언급 보도는 1303건(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기준)에 이르며 이중 42%인 548건이 ‘조국’을 함께 썼다. 이 중에는 “조국 사태 닮아가는 정호영 의혹”
[PD저널=박재철 CBS PD]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게 편할 때가 있죠.” 여기서 ‘나를 모르는 사람’은 라디오다. 라디오에 속내를 고백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그것이 라디오의 존재 이유라고 말한다.최근 종영한 JTBC 에 출연한 세 명 디제이(배철수, 이금희, 김이나)가 낸 한목소리다. 는 다양한 직업 세계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토크 프로그램이다. 의사, 법조인, 기자 등의 전문직은 물론, 택배기사, 사육사, 학원 강사, 종교인 등 출연진의 스펙트럼도 꽤 넓다. 얼마 전 라디오
[PD저널=장세인 기자] 외부 앵커로 영입돼 3년 동안 YTN (이하 )를 진행한 변상욱 앵커가 하차한다. YTN은 변상욱 앵커의 사임 의사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는 함형건 YTN 기자가 진행을 맡는다고 14일 밝혔다.YTN에 따르면 변상욱 앵커는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인턴이 된 심정으로 열심히 뛰어보자고 에 합류했는데 어느덧 약속한 3년이 흘렀다. 지난 3년이 실험적이면서도 실속있는 콜라보를 해보자는 의기 투합이었고, 잘하진 못했지만 3년간 열심히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변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남자가 춤을 춘다. 제자들의 졸업식 날, 학생들의 밝은 얼굴과 세찬 환성을 등에 업고 남자가 춤을 춘다. 그 남자 마르틴은 동료 교사이자 친구인 니콜라이, 페테르, 톰뮈와 함께 실험을 했다. 인간의 혈중 알콜 농도가 0.05 퍼센트로 유지 되어야 한다는 어느 학자의 이론을 이야기하다가 직접 실험을 해 보기로 한 것이다. 실험이 시작되고 친구들은 삶의 활기를 느끼기 시작한다. 뭔가 확 바뀐 수업 방식에 학생들도 관심과 재미를 보이고 스스로도 용기와 느긋함을 얻은 듯하다.
[PD저널=박재철 CBS PD]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맨홀 같던 대선이 끝났다. 극적인 표 차이 만큼이나 비호감도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선거였다는 평이 많다. 이번 대선이 유독 기억되는 건 후보 선택의 어려움 때문만이 아니다. 거기에 상황 판단의 복잡함이 돌발적으로 더해졌다. 소속 방송사의 한 진행자가 대선 후보 지지 선언 명단에 공개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둔각이던 대립각이 예각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갈등이 첨예해지는 시기였다. 딱히 강제하는 사내 규정도, 개인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단도 없었다.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