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 최시중, FTA 청문회에서도 ‘혼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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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PD수첩〉 소송 방침 밝힌 지금이야 말로 측근으로서의 직언 필요”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국회 업무현황 보고 거부로 물의를 빚으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에 의해 탄핵 위기에 직면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14일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청문회에서 또 한 번 진땀을 흘렸다.

정치적 중립이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최 위원장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미국산 쇠고기 논란과 관련한 정부의 언론홍보와 대응책 미흡을 질타하며 사실상 정치활동에 관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관인 언론 관련 사항까지 언급, 월권행위를 한 것 등 일련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이날 청문회에서 잇달아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서갑원 통합민주당 의원은 “최 위원장의 국무회의 발언은 미국산 쇠고기 파문을 보도한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방통위원장의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고 (내가 볼 땐) 실질적 압박이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최성 의원은 방통위가 지난 3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이명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댓글 삭제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현 정부에 대한 일체의 비판을 막으려 한 게 아니냐”며 “누가 언제 어떻게 압력을 넣었는지 사실을 확인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또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짚은 프로그램을 방송한 MBC <PD수첩>에 대해 청와대가 민·형사상 소송 방침을 밝힌 것을 언급하며 “방통위원장으로 <PD수첩> 방송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 하냐. 있다면 무엇이 문제로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최시중 위원장이 임명될 때 ‘측근’ 비판이 일자 그렇기에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지 않냐고 했는데, 청와대가 애꿎은 <PD수첩>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 방침을 밝히는 지금이야 말로 직언이 필요하다”며 “그와 같은 태도가 이명박 대통령과 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유인촌, 美쇠고기 비판 연예인 비판 글 ‘대필론’ 계속 주장

연예인들의 미국산 쇠고기 반대 발언과 관련해 단속방침을 밝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혼쭐이 났다.

최성 의원은 유 장관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일부 연예인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비판의 수준을 넘어 사실이 아닌 글을 게재하는 경우가 있어서 알아봤다. 연예인 본인보단 매니지먼트 회사나 다른 사람의 쓴 글이 그 연예인의 이름으로 오른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일이 없도록 협조 요청을 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문화예술인 출신의 장관이 양식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뒤를 캤다는 얘기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참여정부가 언론을 옥죄었다며 언론의 자유를 무엇보다 강조한 이명박 정부가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했다고 소송을 걸겠다고 하고, 문화예술인 출신의 장관이 문화예술인에 대한 뒷조사를 하며 압력성 발언을 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냐”고 탄식했다.

유 장관은 “국무회의 때의 발언은 문화예술인들의 생활 패턴 등을 고려할 때 그들이 직접 (비판 글을) 쓰기 힘들었을 것이고, 그런 표현을 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 본다는 얘기였다”며 “해당 발언은 압력성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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