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중앙부처 정통부에 있을 때도 그러지 않았는데 지금은 일일보고, 상황보고 모든 것들을 너무 사전적인 통제를 많이 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의 독립성과 관련해 잇따른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 직원이 부처 독립성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민간 독립기구였던 방송위원회가 정부부처인 방통위가 되면서 신분이 공무원이 되자, 청와대나 국무조정실의 간섭이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게 직원들의 지적이다.
방통위 직원들 입을 열다... KBS <미디어포커스> 방통위 독립성 침해 사례 고발
KBS <미디어포커스>는 지난 17일 ‘방통위의 흔들리는 독립성’ 편을 통해 방통위의 보도자료 통제, 직원들의 일일 보고서 작성, 국정철학 공유위한 워크숍 참석 등 방통위의 독립성 침해사례를 사례별로 살펴 봤다.
먼저 보도자료 사전 검열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지난 6일 방통위는 ‘인터넷 종량제 추진 사실 무근’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가 나간 뒤 청와대로부터 “앞으로 보도자료를 낼 때는 4시간 전에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실로 미리 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게 방통위 직원의 말이다.
청와대가 방통위의 보도자료를 미리 보고 고칠 것은 고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청와대에 일일 업무보고, 방통위 직원 대상으로 이명박 대통령 국정철학 교육
또한 방통위 직원들은 각 부서의 업무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매일 청와대에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일일보고서’는 정통부 시절에도 청와대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일보고는 청와대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면서 양식까지 줬다고 합니다. 직원들은 굉장히 불만이 많습니다. 이게 완전히 보고를 위한 보고라고 해가지고 쓸데없는 업무만 쌓이는 거죠.”
최근 방통위 4급 이상 직원들은 국정철학 공유를 위한 워크숍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방통위 자체적으로도 5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같은 교육을 실시했다. 이명박 대통령 연설 자료를 시청하고 국정철학에 대한 교수들의 특강을 듣는 것이다.
한 직원은 “사무실에도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 액자가 걸려 있고, 심지어 야당추천 상임위원 방까지도 그게 걸려 있다”며 “어차피 현행법에서는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생각하고 살기는 힘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통위 직원들이 대통령의 명령을 받는 하부기관이기 때문에 국민의 뜻과 공익보다는 대통령의 뜻, 정치적인 이익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미디어 포커스>는 최근 광우병 논란과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 등과 관련해 방통위가 포털사이트 다음에 댓글을 먼저 문의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고, 방통위의 비공개 회의 문제점, 최시중 위원장의 국무회의 참석과 김금수 KBS 이사장과의 비공개 회동을 통한 정연주 KBS 사장 사퇴압력 등 최 위원장 잇따른 정치적 행보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