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이중 지주사 해결책 제시 못한 대주주...방통위, 사전 승인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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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이중 지주사 해결책 제시 못한 대주주...방통위, 사전 승인 보류
방통위, TY홀딩스 설립 관련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의견청취
'자산규모 10조원 넘으면 방송사 소유지분 제한' 질문에 "10조원 안 넘기겠다" 답하기도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5.1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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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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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에 대한 사전승인을 보류했다. 방통위는 19일 출석한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에게 이중 지주회사 구조에서의 법적 충돌 해소 방안 등을 물었지만, 구체적인 답을 듣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은 지주회사인 TY홀딩스를 신설해 그 아래에 SBS 등 방송사업부문을 다른 사업부문과 함께 두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윤세영 전 태영그룹 회장은 SBS의 현 지주사인 SBS미디어홀딩스를 세우면서 방통위에 '향후 SBS미디어홀딩스 주식을 처분할 경우 반드시 사전승인을 얻겠다'는 각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TY홀딩스 설립은 방통위의 사전승인 대상이 됐다.

그동안 SBS 안팎에선 TY홀딩스가 설립될 경우 대주주의 영향력 강화로 SBS의 독립성‧공정성 침해 가능성이 생겨나는 데다 이중 지주회사 구조가 법적 충돌을 일으키고, 이를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SBS의 전반적인 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방통위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꾸려 사전승인 여부를 심사하고, 그간 지적돼 온 문제에 대한 태영건설 측의 방안을 확인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심사 과정에서 사전승인 전 사업자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고, 방통위는 윤석민 회장의 출석을 요청해 19일 추가로 비공개 의견청취가 이뤄졌다.

의견청취에는 윤석민 회장을 비롯해 박정훈 SBS 사장, 신경렬 SBS미디어홀딩스 사장, 유종연 TY홀딩스 사장 내정자가 참석했다. 오후 3시 30분께부터 한 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의견청취 후 재개된 전체회의에서 한상혁 위원장은 "(태영건설이 향후 제출할) 계획서를 검토하고 추후 의견을 모아 차기 회의에 안건을 다시 상정하자"며 의결을 보류했다.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의견청취 과정에서 방통위 위원들은 TY홀딩스 신설이 SBS 경영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 SBS 구조개편 과정에서 재무구조 부실화 및 경쟁력 상실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방송에 특화된 SBS미디어홀딩스와 달리, TY홀딩스는 환경‧레저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는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향후 SBS의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며, TY홀딩스 설립으로 인한 SBS 내부 구성원 불안감 해소를 위해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방통위 차원의 우려를 표명한 것과 별개로, 방통위는 윤석민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으로부터 우려를 해소할 만한 구체적인 대책을 듣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 의견청취에서 '의지'만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가 "의견청취 과정에서 확인된 태영건설 대주주(윤석민 회장)의 의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계획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힌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양한열 국장은 "윤석민 회장은 그간 SBS의 소유‧경영 분리 원칙을 존중해 왔으며, 앞으로 지켜갈 것이라 말했다. TY홀딩스 신설로 SBS의 공적 책임이나 공공성을 훼손하거나 재정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도 없을 것이라 밝혔다"며 "아울러 앞으로 전체적인 과정에서 SBS 구성원들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또 방통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이중 지주회사 문제에 대해서도 유예 기간인 2년 안에 해결하겠다는 원론적 대답만을 내놨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태영건설의 자산규모가 10조 원을 초과할 경우 방송법에 따라 SBS의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해서도 윤 회장은 "10조 원을 넘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만 답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누구를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며 "(TY홀딩스가 설립되면) 실정법 간 충돌은 분명히 발생하고, 그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지난 20년간 논란이 돼 왔던 SBS의 소유‧경영 분리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물었더니 ‘노력하겠다’는 답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SBS의 사업구조를 흔들어 망칠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이나, 소유‧경영 분리를 훼손하는 어떠한 변화도 있어선 안 된다"며 "이 두 가지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SBS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 전문위원 역시 "공정거래법상 유예기간인 2년이라는 시간을 벌어 일단 TY홀딩스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라며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은 건) ‘숙제’를 미루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위원은 방통위가 사전승인 의결 및 올해 말 재허가 과정에서라도 대주주의 영향력으로부터 SBS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은 "방통위가 이번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하더라도, 향후 재허가 때라도 이중 지주회사 구조 체제 해소 계획‧콘텐츠 투자계획‧구조개편 계획 등을 단계별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행계획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실제 계획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종사자의 의견도 함께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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