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소수노조·방문진 이사 손잡고 "사장 선임 절차 중단" 가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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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사장, 영업이익 부풀려 지원서 허위기재...다수 이사들이 묵인"
방문진, 18일 박성제 후보 등 3인 정책발표회 개최 예정

MBC 상암 사옥.
MBC 상암 사옥.

[PD저널=임경호 기자] MBC 소수노조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일부 이사가 MBC 사장 선임 절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MBC 노동조합(제3노조) 등은 13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MBC 대표이사 선임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하고 "박성제 사장이 직원들에게 줄 임금(비용)을 영업이익에 포함시켜서 자기 성과라고 부풀렸다"며 MBC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가처분 신청에는 MBC 제3노조와 방문진 김도인·지성우 이사를 비롯해 이번 MBC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이재명 전 MBC 디지털기술국장, 조창호 전 MBC 시사제작국장이 소송 당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박성제 MBC 사장이 사장 공모 지원서에 영업이익 등을 허위로 기재했는데, 이를 다수 이사들이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박성제 사장이) '대규모 연속적자였던 경영상태를 첫해부터 바로 흑자로 전환시켰고, 영업이익 2020년 240억, 2021년 1090억, 2022년 840억 등'이라고 지원서에 적어냄으로써 문화방송이 결산주총을 통해 공시한 2020년 영업이익 40억원, 2021년 영업이익 684억원과 비교해 2020년의 경우 6배, 2021년의 경우 1.6배 부풀려 기재한 사실을 공시자료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제 사장은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지난 8일 "지원서에 표기한 영업이익(2020년 240억, 2021년 1090억)은 복지기금, 초과이익분배금(PS), 방문진 자금을 출연하기 전, 1월 시점의 영업이익 개념"이라며 노사합의로 실시하고 있는 이익공유제를 반영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소송인단은 "(박 사장이 제시한 수치가) 문화방송의 영업성과를 연말에 가결산한 수치에 불과하다"며 "이는 종국적으로 손익계산서에서는 영업비용(인건비)으로 분류되는 항목들이므로 사내 노사관계에서나 통용되는 일시적이고 편의적인 개념에 불과한 것인데 이를 공식적인 사장공모 지원서에 적어냈다"고 비판했다.

소송인단은 "이러한 사장지원서 허위기재 사실을 2월 7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도인 이사가 지적하고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이 다수결을 통해 박성제 사장의 영업이익 개념을 받아들여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문진이 의결을 통해 박성제 사장의 허위사실 기재행위를 눈감아주기로 한 이상 방문진의 사장공모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업무방해 성립 여부 등의 법률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 제3노조 측 법률대리인 임응수 변호사는 "이미 재무재표까지 작성된, 확정된 회계연도의 영업이익을 (지원서에) 기재한 것은 심각하고 중대한 하자이기 때문에 법원의 인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21일 사장 내정자 선발 전까지는 법원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1차 면접심사를 통과한 박성제 MBC 사장과 안형준 MBC 메가MBC추진단 부장, 허태정 MBC 콘텐츠협력2팀 부장 등 후보 3인 오는 18일 시민평가단이 참여하는 정책발표회를 앞두고 있다. 방문진은 시민평가단이 선발한 후보 2인에 대해 21일 정기이사회에서 면접심사를 실시, 사장 내정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방문진 측은 공식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방문진 관계자는 “소장을 받아봐야 어떤 결정이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MBC 사장 선임절차와 관련한 일정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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