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 =통 미아오 중국 ARTeFACT PD] 한중일PD 포럼에 처음 참가한 것은 2022년 말이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온라인에서 열린 포럼에서 프로듀싱한 <A Long-Cherished Dream> 을 공유하고 국제 공동 제작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A Long-Cherished Dream>은 오스카상을 수상한 말콤 클라크 감독과 함께 작업한 다큐멘터리 시리즈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40년간 중국이 급속도로 발전한 원동력, 즉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중국인을 탐구한 작품입니다. 포럼에 상영된 에피소드 중 하나에는 윈난성 출신의 린이라는 소녀가 등장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녀는 160㎝가 채 되지 않지만 9.6m 길이의 트럭을 운전합니다. 장거리 여행의 어려움이든 가족의 불행이든 실패한 결혼 생활이든 린은 끈기를 잃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다큐멘터리는 삶을 개선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중국이 변하고 있으며, 그들의 집단적인 노력이 중국의 부상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줍니다.
작년 6월에는 한국PD연합회와 경기콘텐츠진흥원 주최로 대한민국 경기도 광명에서 열린 ‘2024년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에 참석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한국에 방문한 것이자 한국 PD들과의 첫 교류였습니다. 솔직히 세심한 환대와 한국 PD들의 헌신적인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1980년대에 태어난 저는 거의 모든 중국인이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의 영향을 받던 시대에 자랐습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대중문화의 글로벌 리더였으며, 소프트 파워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글로벌 인식을 제고하는 능력은 중국 프로듀서와 감독이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가 끝난 후, 3일 동안 서울과 부산을 혼자 여행했습니다. 관광지를 방문하기보다는 평범한 한국인들과 더 많은 시간을 교류했습니다. 저를 놀라게 한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영어에 능숙하고 기꺼이 소통하려는 자세였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은퇴한 건설 노동자,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30대 후반의 여성, 20대 젊은 배낭여행객, 그리고 자신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한 부산의 중년 선원 등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은 한국에 대한 이해를 더욱 풍부하게 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치열한 사회적 경쟁부터 경직된 사회 계층 구조, 막대한 부의 격차, 정신건강과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고압적인 환경까지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고 곧 일어날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많은 것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중국 영화 산업에 상징적인 의미가 큰 칭다오시 둥팡잉두에서 22회 한중일PD포럼이 열렸습니다. 2015년에는 중국 영화 산업이 호황을 누렸는데, 영화 제작부터 영화관 건설까지 전 산업이 호황을 누리며 연간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회사로 시작한 완다 그룹은 AMC와 같은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체인이 되었고, 중국 영화 산업을 위해 야심차게 중국 칭다오 영상산업단지 '둥팡잉두'에 투자했습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저는 바로 이곳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며 <유랑지구>, <봉신연의>의 스튜디오 촬영을 목격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유랑지구>는 이제 중국 공상과학 영화 역사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영화 산업은 엄격한 검열과 자본 철수를 등의 부침도 겪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국 영화업계는 여전히 성장과 혁신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칭다오에서 만난 한국 PD들과의 만남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던 KBS의 김세원 PD와 재회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2년 반 전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처음 만난 안수영 MBC PD와 강윤기 KBS PD, 김정민 MBC PD도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
김정민 PD와의 대화는 포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화였습니다. 이는 한국 제작자들이 직면한 현실과 도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중국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외부에서 오해와 편견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일부 언론의 편향된 보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측면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서구 문화와 달리 외형적 확장과 보급보다는 만리장성과 요새화된 성벽으로 대표되는 국방과 유산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40년 동안 중국은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으며, 세계 빈곤 완화와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저는 1990년대 초까지 비포장도로에 자동차도 드물었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생 시절 중국을 배낭여행하던 2000년대 초에는 느린 녹색 기차를 타고 수십 시간 동안 여행하며 소매치기, 오토바이 갱단을 만났습니다. 당시 보았던 중국은 오늘날과 비교하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다른 나라에도 한 세기가 걸릴 수 있는 이러한 급속한 발전은 필연적으로 도전에 직면합니다. 완벽한 발전 모델은 없습니다. 오늘날 중국은 부패, 환경 문제, 치솟는 주택 가격, 부의 격차, 지역과 민족 간의 불균형한 발전 등 성장통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중국의 발전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능력은 중국의 경제력과 일치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종종 오해받거나 잘못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 산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영상 콘텐츠는 공감할 수 있는 개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들의 투쟁과 승리를 묘사하며,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국적, 역사, 문화, 이념에 관계 없이 인간으로서 공유하는 감정적 연결은 모든 차이를 초월합니다.
한중일PD 포럼은 세 나라의 프로듀서들이 모두 솔직하게 교류하고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중국 PD들은 한국과 일본의 국제 스토리텔링 전문성을 배우면서도 더 많은 중국 이야기를 공유해야 합니다. 중동, 남아시아, 유럽, 북미, 중미를 넘나들며 동아시아 국민들이 공유하는 근면함, 전통에 대한 존중, 사회적 책임감, 끊임없는 혁신 정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 간의 관계가 계속 깊어져서 글로벌 미래를 위해 동아시아의 지혜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필자는 중일한PD포럼으로 표기했으나 한국 독자들을 위해 한중일PD포럼으로 바꾸어 게재합니다.
| 중국 상하이 출신인 퉁 미아오는 중국 제작사 ARTeFACT 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입니다. ARTeFACT 제작사는 다양한 문화를 연결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국제 영화 제작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독립적인 시각으로 중국 이야기를 전 세계에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관객에게 중국에 대한 객관적인 해석을 제공하여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편견 없는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