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김윤정 기자] 성역 없는 취재를 이어 온 한국 PD저널리즘의 메카, MBC 이 방송 3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장수 탐사보도 프로그램 의 역사는 어떻게 쓰였을까. 의 역사는 1990년 5월 8일, 다국적 안테나 제조 기업 ‘피코’의 한국인 여성 근로자 무단 해고 사태를 고발한 ‘피코 아줌마 열 받았다’ 편으로 시작됐다.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 등 2000년대 초반 한국 사회를 뒤흔든 굵직한 보도들을 연이어 내보내며
[PD저널=박상연 기자] ‘몰래카메라’ ‘인면수심’ ’몹쓸 짓‘, 성범죄를 전하는 보도에서 흔하게 접하는 표현이다. 성범죄의 심각성을 축소하거나 뚜렷한 이유 없이 여성을 부각하는 보도 관행은 지속적인 비판에도 현재진행형이다.'언론이 또'(▷바로가기)는 성차별적 보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위해 지난 4월 문을 연 사이트다. ‘언론이또’는 2016년 1월 이후 포털 사이트에 매일 송고되는 기사를 대상으로 하루에 3번 성차별적 표현이나 성범죄를 미화·축소하는 표현을 분석한다. '성차별 보도 아카이브'인 셈이다. 사이트는 데이터 분석과 개
[PD저널=김윤정 기자] MBC 새 DJ로 발탁됐던 정영진이 발표 이틀 만에 대중의 거센 반발을 받고 하차했다. 정영진의 DJ 발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온라인에서는 그의 과거 여성 혐오 발언이 재확산되면서 지상파 라디오 DJ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이는 지난 2월 방송인 김용민이 KBS 1TV 하차 과정과 유사했다. 당시에도 김용민의 MC 발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과거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을 “유영철을 풀어 강간해서 죽이자”고 한 발언 등이 회자되면서 여성 혐
[PD저널=김윤정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직을 사퇴한 가운데, 피해자가 이를 보도한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피해자의 호소에도 '2차 가해'가 우려되는 보도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거돈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면서 “5분 정도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성추행 사실을 시인했다.오 시장의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는 해당 사실을 속보
[PD저널=박예람 기자] 언론이 그동안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젠더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나 조직을 꾸리면서 젠더 분야의 취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젠더 이슈를 단순히 '남녀 갈등'으로 소비하는 보도 행태에서 벗어나 성평등 사회를 위한 담론을 적극적으로 펼쳐보겠다는 의미다.젠더는 최근 몇 년 간 한국사회를 달군 화두였다. 미투(#Metoo) 운동부터 '채용 성차별'과 탈코르셋까지. 여성의 성폭력 및 성차별 고발이 나올 때마다 이에 대한 백래시(backlash, 반발·반격) 현상이 일어나 ‘젠더 갈등’, ‘젠더 차별’ 논란이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KBS가 흔들리고 있다. 서초동 집회를 이끈 주최 측이 지난 주말 편파방송을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TV조선, 채널A 등의 종합편성채널과 함께 KBS를 취재 거부 대상에 올렸다. 조국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 교수의 자산 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 씨에 대한 KBS 인터뷰 내용이 진의를 왜곡하고 심지어 검찰과 내통했다는 주장까지 나온 영향 탓일까.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진행하고 있는 ‘유튜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한 방에 너무 쉽게
[PD저널=김혜인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범죄 피해자 보호 조항 신설,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 훼손 금지 조항’ 삭제 등의 내용이 담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 규칙안’(이하 개정안) 입안예고에 들어간다.방심위가 26일 예고한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범죄사건, 특히 성폭력·성희롱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심의기준 신설 △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 훼손 금지 조항’삭제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방송에 대한 심의 기준 완화 등이다.개정안에는 성폭력·성희롱 사건 등 범죄와 관련된 자극적인 보도로 인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MBC 수목드라마 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올 법한 드라마다. 안판석 PD 전작인 JTBC 를 재밌게 보고, 연장선에 있는 작품을 또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에게 은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다. 반면 소소하게 펼쳐지는 일상 연애가 전작에서 본 듯하고, 의 출연자 다수가 다시 나와 차별성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이 큰 작품이 될 수 있다. 과연 안판석 PD의 멜로는 진화한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자기복제에 빠
[PD저널=이미나 기자] 영화감독 김기덕이 자신의 성폭력 가해 의혹을 보도한 MBC와 폭로 당사자를 상대로 10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 한국여성민우회에 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김기덕 씨는 지난 8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로 당사자인 배우 A씨와 MBC에 10억 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김 씨의 법률대리인은 소장에서 "MBC는 A씨의 최초 제보를 근거로 김기덕 씨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공연하게 방송을 통해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앞서 A씨는 2013년
[PD저널=김혜인 기자] 가수 정준영이 성관계 불법 촬영·유포 혐의로 프로그램에서 줄줄이 퇴출되면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출연을 놓고 방송사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방송이 범죄자 이미지를 세탁하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항의에 방송사 내부에서는 ‘사전 검증’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하면서도, 사회 분위기와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출연자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준영이 2015년 말부터 10개월간 불법 성관계 영상을 유포했다는 지난 11일 SBS 보도가 나온 다음날 방송사들은 정준영 퇴출을 결정했다. 정준영이 출연하던
[PD저널=김혜인 기자] '미투운동' 이후 성평등 문화 정착에 나섰던 방송사들의 성평등 감수성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예전에는 그다지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던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은 줄었지만, 성평등 프로그램 제작까지는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2018년 초 시작된 ‘미투운동’에 방송사들도 성폭력 관련 내규를 개정하고 성평등 전담 기구를 마련했다. MBC와 SBS는 노조 산하에 성평등위원회가 구성됐고, KBS는 지난해 11월 방송사 최초로 성평등센터 문을 열었다. MBC와 SBS의 경우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징계 수위
[PD저널=오학준 SBS PD(연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일같이 거리에 나섰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선 이들은 때로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변화를 요구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판결은 결국 해를 넘겨서야 나왔지만, 이미 이들은 처음부터 대통령의 어떤 변명도 들을 마음이 없었다. 그가 대중의 대표로서 지녀야 할 권위와, 대표로서 얻어야 할 신임을 모두 잃었기 때문이다.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과 뒤이은 얼마간의 혼돈의 시기가 지나고 의욕적인 새로운 정부가 등장했다. 새로운 정부가 내세운 가치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손석희 JTBC 사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며칠째 그에 대한 가십성 뉴스가 포털 사이트에 도배되고, 경쟁사인 TV조선‧채널A 등도 손 사장에 대한 이미지 흠집내기식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경찰에 출두하면 그 자체로 ‘그림이 된다’ ‘남는 장사’라고 판단한 언론은 다시 집중보도를 하게 될 것이다.무엇을 보도하든, 어떻게 보도하든 그것은 각 언론사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지만 미디어 소비자들은 그들이 전하는 뉴스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걸 경계해야 한다. 어차피 수사가 시작된 사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헌정사상 대법원장이 처음으로 구속된 사건은 사법부 개혁의 당위성을 의미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을 두고 언론이 보수와 진보 혹은 좌파와 우파의 문제로 보도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보다 곁가지를 부각시켜 사회통합보다 분열에 키우는 행태다.“양승태 구속에 법조계 ‘사법부 역사에 오점 남겼다’”는 제목의 보도도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사법부 수장의 구속으로 사법부 역사에 오점이 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범죄 혐의가 40여개나 되며 사법농단의 정점에 있는 공범을 구속시키지 못하면 이것이
[PD저널=이미나 기자] 미투운동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성평등 의식이 높아졌는데도, 체육계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행태는 여전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상습 폭행으로 법정 구속된 조재범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이 사건을 전하면서 언론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우려되는 보도를 쏟아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사진을 기사에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한국기자협회와 여
[PD저널=김혜인 기자] 위안부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부터 배우 최희서, 뷰티 유튜버 배리나까지, 담담하게 자신의 '몸'에 대해 털어놓는다. 선뜻 남에게 꺼내보이기 쉽지 않는 상처도 들려준다.지난달 처음으로 공개한 CBS 팟캐스트 는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자신의 몸, 그리고 여성으로 사는 삶에 대해 고백하는 휴먼 오디오 다큐멘터리다.작가 록산 게이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화제가 된 책 를 함께 읽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정해진 분량은 없다. 적게는 8분에서 22분까지
[PD저널=이미나 기자] 2018년 한 해 동안 방송계는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지상파 방송사의 '정상화' 움직임이 본격화됐지만 그 반작용도 만만치 않았다.지난 9년간 손발이 묶여 있던 지상파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오랜만에 마음껏 활약을 펼쳤다. 방송사들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주요 키워드를 통해 지난 한 해 방송계를 되돌아봤다. 여성 예능인들의 눈부신 활약 지난 22일 열린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이영자였다. KBS 연예대상의 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