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재철 CBS PD] 방송 송출부에서 전화가 왔다. 사고로 지금 비상 음악이 나가고 있다고. “앗! 또야? 최근 방송사고가 잦아선지 짜증 섞인 탄식이 새어 나왔다. 머릿속에서는 사고 이후 처리해야 할 번잡한 절차가 떠올랐고 송출부로 향하는 발걸음은 더뎠다. 장마 후 웃자란 풀숲을 헤집고 나가는듯한 기분이었다. 알고 보니, 클래식 음악 뒷부분에 조용히 연주된 파트를 방송 장비가 묵음으로 오인한 것이다. 송출 시스템은 18초 이상 묵음을 감지하면 사고 상황으로 프로그래밍 되어 있어 자동으로 예비 음악을 내보낸다. 수습 시절에
[PD저널=손지인 기자] KBS , TBS , MBN 등 다섯 편이 제257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19일 출품작 심사를 거쳐 수상작 5편을 결정했다.TV 시사교양 정규부문 수상작인 KBS (연출 김종석, 작가 고은희)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1일과 8일 2부에 걸쳐 ‘자본’의 관점에서 중국 공산당의 본질을 고찰한 다큐멘터리다. 1부에서는 중국
[PD저널=김승혁 기자] 트로트와 K팝 장르가 태반이었던 오디션 예능에 국악이 뜬다. 방송을 앞둔 MBN 와 JTBC 은 각각 대한민국 최초 '퓨전 국악 오디션', '국악 경연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지난 4일 3부작으로 종영한 KBS 도 국악과 다양한 장르를 섞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화제성이 성패를 가르는 오디션 예능에서 국악은 좀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세가 아이돌·힙합에서 트로트로 이동할 때까지 국악 장르는 줄곧 비주류에 머물러 있었다.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의 주인공은 도서관에서 일각수의 꿈을 읽는 일을 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일, 그냥 하다보면 방법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그에게 맡겨진 일. 그것이 일각수의 꿈을 읽는 일이었다. 그의 세상에는 ‘노래’가 없다. 그런 그에게 도서관의 여자는 ‘노래’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세계의 끝을 맞이하게 될 즈음 그는 문지기와 ‘노래’에 대해 짧은 이야기를 나눈다. 오래 전 이 소
[PD저널=박수선 기자] MBC ‘MSG 워너비’ 편과 KBS 등 8편이 256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22일 출품작(6월 방송분, 디지털콘텐츠부문은 4~6월) 심사를 거쳐 8편의 수상 작품을 결정했다. TV 시사교양 정규부문 수상작은 지난 5월 27일과 6월 3일 2부작으로 방송된 KBS (연출 이윤정, 작가 유수진)다. 팬데믹 이후 자산 가격 폭등과 빈부격차 확대가 동시에 일어나는 모순적인 현상에 질문을 던진
[PD저널=김승혁 기자] KBS , 뉴스타파 등 6개 프로그램이 제253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20일 출품작 심사를 거쳐 수상작 6편을 결정했다.TV시사교양 정규부문은 KBS (연출 조영중, 작가 유수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지난 2월 25일과 3월 4일 2부작으로 제2의 게놈이라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탐구해 초유기체로서의 인간을 살펴보고 현대인의 건강과 질병, 인간과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1인 가구’에 주목한 예능이 부부‧트로트 예능의 범람을 비집고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인구 통계에 따르면 세대 수 중 1인 가구가 급증하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39.2%로 가장 높다. 이미 MBC 가 1인 가구’를 주목한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화제성과 논란 사이를 오가며 굴곡을 겪고 있다. 최근 편성된 MBC, JTBC, tvN 시즌2 등은 기획 취지와 포맷이 다르지만, 기저에는 ‘혼삶
[PD저널=이재형 기자] 이번 설 연휴 기간에 선보인 특집 프로그램은 트로트 예능의 기세 속에 '퓨전 국악', '스포츠 예능'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이번 설 연휴에도 안방극장은 트로트 예능의 향연이었다. 시청률 27.2%를 기록한 TV조선 을 비롯해 각 방송사가 마련한 트로트 정규·특집 프로그램이 편성표를 빼곡하게 채웠다. 트로트 일색인 예능 프로그램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도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설 특집 프로그램 중 지난 12일 방송
[PD저널=이재형 기자] 코로나19로 이번 설 연휴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보내게 됐다. 그리운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고 떠들썩한 모임도 갖기 어렵지만 각 방송사가 마련한 설 특집 프로그램에는 흥과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친다.트로트 예능 강세 속에 선보인 '퓨전국악',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성진 공연 등은 다른 음악 장르에 갈증을 느꼈던 시청자들이라면 반길만한 프로그램이다. 과거 인기 프로그램을 통해 '라떼 여행'을 떠나거나 스포츠 전설과 여성 예능인의 새로운 도전기를 담은 특집도 흥미를 끈다. KBS 1TV는 오는 12일·13일 오후
[PD저널=박수선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역방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유‧겸영 규제 완화와 재허가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방통위는 지역방송 소유‧겸영 규제와 재허가 제도 개선, 콘텐츠 제작 지원 다양화, OTT 진출 지원 등을 골자로 한 3차 지역방송발전지원계획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지역방송발전지원계획은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에 따라 방통위가 2015년부터 3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미디어 이용 행태의 변화와 OTT 출현 등으로 위축된 방송시장에서 지역방송사는 중앙방송사보다 훨씬 열악
[PD저널=박재철 CBS PD] 저 멀리서 쓸쓸함 하나가 걸어온다. 새벽안개처럼 천천히 무릎걸음으로 다가온다. 습기를 머문 눈짓으로 인사를 건넨다.그간의 짙은 고됨이 눈가에 스친다. 김현식의 노래 ‘사랑했어요’의 전주를 듣고 있노라면 외로운 길손이 거느리고 올 법한 분위기로 주변을 서서히 물들인다. 방랑객인 그는, 길 위를 거닐다 돌아온 자다. 오래전 사랑에 자신을 하얗게 불태워 버렸던 사람. 이젠 돌아와, 잿더미 속에서 희미한 불씨를 찾는 마음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곤 했다. 지난 11월 1일은 그가 떠난 지 정확히
[PD저널=허항 MBC PD] 올 추석을 돌아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아무래도 나훈아님인 것 같다. KBS 가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나훈아’라는 이름은 참 핫하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 없이 녹화된 콘서트인데도, 무대를 사로잡는 카리스마는 여전했다.귀에 익은 히트곡들보다 더 감동을 받은 부분이 있다. 바로 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였다. 노래를 부르는 모습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나오는 멘트와 가만히 서있는 모습도 어떤 강한 에너지 같은 것이 뿜어져 나
[PD저널=김윤정 기자] 매년 명절이면 방송가는 명절 분위기에 어울리는 특집 프로그램이나, 정규 편성 전 시청자들에게 평가를 받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편성해왔다. 등 설·추석 파일럿으로 출발해 장수 예능으로 안착한 프로그램도 여럿이다.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 추석’을 앞두고 있는 이번 추석. 주말까지 5일 동안 이어지는 장기연휴에다 여행, 귀성 등 지역간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방송가는 집에 머무는 시청자들을 위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준비했다.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PD저널=안정호 기자] 코로나19 시대에 처음으로 맞는 이번 추석의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다르다. 정부가 귀향 자제를 권고해 온가족이 모여 북적거리는 고향집의 모습을 쉽게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비대면 추석'은 연휴 기간에 각 방송사들이 마련한 특집 프로그램도 바꿔놨다.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실내에서 하던 행사 장소를 야외로 옮기고, 현장감이 생명인 콘서트는 아예 '랜선 콘서트'로 탈바꿈했다. KBS가 이번에 추석 특집 콘서트로 준비한 '나훈아 콘서트'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오는 30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는 KB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보테로의 작품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 동글동글한 몸집에 유머를 가득 담고 있는 그의 그림들과 조각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작품 앞에 선 사람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위대한 예술가들이 대부분 그렇듯 보테로는 자신의 작품에 견고한 신념을 그대로 투영한다. 보테로의 신념은 간단하고 확고하다. 예술은 즐거움을 창조하는 것. 물론 이 생각은 그의 예술세계에 동조하지 않는 진영의 공격을 받곤 한다. 다소 과장되어 뚱뚱하게 그려진 그림들과 울룩불룩한 조각품은 일
[PD저널=허항 MBC PD] 대학 시절부터 거의 한 주도 빼놓지 않고 사 읽던 영화 주간지가 있었다. 영화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기자들과 평론가들이 매주 유려한 평론의 향연을 펼치는 잡지였다. 잘 만든 영화, 이를테면 봉준호 감독의 같은 영화에 대해서는 몇 주에 걸쳐 화려한 호평기사가 실리곤 했다. 반대로 일부 영화에 대해서는 다소 매몰찬 언어들로 혹평을 보냈던 기억이다. ‘평가할 가치도 없는 영화’, ‘(영화 보는)시간이 아깝다’ 등의 원색적인 표현들도 왕왕 보였다. 오랜 시간 탐독하던 그 잡지를 나도 모르게 멀리 하기
[PD저널=남선숙 EBS PD] 모든 일은 숙제로부터 시작됐다. 매주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 허덕이던 PD들은 일 년에 한 차례 있는 사내 프로그램 기획안 공모에 시큰둥했고 급기야 예외 없이 ‘1인 1기획안’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숙제는 숙제답게! 배 깔고 엎드려 대학노트 두어 장을 쭈욱 찢었다. 입사 7년차 PD가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숙제, (방귀가 표준어인 것을 뒤늦게 알고 바로 잡은 제목이 ). 깐깐한 부장님의 숙제가 아니었다면 내 인생의 프로그램, 뿡뿡이는 없었다. 다섯 살 때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