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오학준 SBS PD(연출)] 최근 예천군의회의 한 의원이 해외에서 술에 취해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시사 프로그램의 PD답게 관련 뉴스들을 보던 중이었다. 그러다 ‘사죄의 108배’라는 제목이 달린 뉴스를 봤을 때, 나는 그래도 사람을 때린 게 부끄러운 줄은 아는 사람인가 싶었다. 하지만 108배를 하는 사람들이 당사자가 아니라 군민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고민이 깊어졌다. 왜 군민들은 무릎을 꿇으며 사퇴를 ‘읍소’할 수밖에 없었을까.정치인들이 사고를 치고 뻔뻔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사람의
[PD저널=오학준 SBS PD] “불의 참된 아름다움은 책임과 결과를 없애버린다는 데 있지. 견디기 힘든 문제가 있으면 화로에다 던져 버리면 돼.”올 한해 책상 위에서 단 한 번도 내려온 적 없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에 나오는 이 한 문장에, 나는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다. 사실 우리는 이미 보이지 않는 불 속에 둘러싸여 있는 건 아니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성을 기꺼이 불태울 화로를 만들고 있었던 게 아닐까. 반세기 전 저자가 우려하던 그 디스토피아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책을 읽으며 내가 바로
[PD저널=오학준 SBS PD] 우연히 무인자동차와 관련한 기사 하나를 읽게 됐다. 최근 MIT 대학 미디어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다루고 있었다. 마이클 샌델의 에서도 소개되었던 유명한 실험인 트롤리 딜레마에 대한 설문조사였는데,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충돌 사고가 발생한다고 가정하고, 누군가의 죽음이 불가피할 때, 당신이 운전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고 그에 대한 답을 정리한 것이었다.설문의 목적은 앞으로 개발될 무인자동차가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미리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PD저널=오학준 SBS PD] 카사바라는 이름은 우리에게는 생소하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주민들의 주식이자, 쌀과 옥수수에 이은 세계 제3의 탄수화물 주요 공급원이다. 원래는 아마존 강 부근에 살던 주민들이 재배하던 작물이었지만, 제국주의 시대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하며 이 작물의 운명도 바뀌었다. 유럽인들의 필요에 의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의 식민지에 전파된 카사바는 이제 수억 명의 가난한 이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중요한 작물이 됐다.그런데 한때 이 카사바가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것도
[PD저널=이미나 기자] 포항MBC MBC 춘천MBC BBS 국악방송 가 제224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22일 출품작 심사를 거쳐 총 다섯 편을 224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뽑았다.TV 시사·다큐부문 이달의 PD상은 포항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연출: 신영민, 촬영: 심대환, 작가: 노유정)에 돌아갔다. 심사위원회는 "독도 영유권 분쟁을 국제정
[PD저널=오학준 SBS PD] 오랜 시간을 들인 끝에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종영한 JTBC 드라마 의 두 장면이 머리에 떠오른다. 하나는 드라마 초반부였을 것이다. 재판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다른 두 판사가 약간의 언쟁을 하는 장면이었다. 임바른 판사(김명수)가 박차오름 판사(고아라)에게 법복을 입은 이상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선 안 된다고 질책했을 때, 박차오름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판사일 겁니다. 무표정하게 내려다보기만 하는 판사 따위는 되지 않을 거예요.”그리고 그 회차의
[PD저널=오학준 SBS PD] 중학교 시절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컴퓨터부터 켰다. 그리곤 인터넷 카페에 접속해서 쪽지부터 확인했다. 쪽지엔 오늘 만들 패치에 대한 팀원의 의견이 쭉 적혀 있었다. 그 때 나와 몇몇 사람들은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한 축구 게임의 패치를 만들고 있었다. 정확하지 않은 이름, 어색한 유니폼, 삭제된 신, 밋밋한 배경처럼 바꿔야 할 게 산더미인 게임을 좀 더 ‘하고 싶은’ 무언가로 만드는 일은 밤을 잊을 만큼 즐거웠다.그래서 한 때는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다. 진짜 인생에선 시도도 못해볼 일
[PD저널=오학준 SBS PD] 몇 달 전 동기와 함께 SBS 이라는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생애 첫 연출작이었다. 우리는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취업 준비생과 인사 담당자들 사이의 전투를 최대한 정밀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그래서 석 달 정도 되는 제작 기간 내내 취업 준비생들과 회사 인사 담당자들을 만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수십 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서로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취업 준비생들은 인사 담당자들이 자신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대로 인사
[PD저널=오학준 SBS PD] “모든 옛 책이 동일하게 귀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 속의 모든 공간과 사람도 동일하게 가치 있는 존재들입니다.”조금은 한산해진 추석 전날, 친구와 지하철을 탔다. 책모임에 가기 위해서였다. 서울을 주제로 한 책이었던지라, 자연스레 우리는 서울에 얽힌 추억들을 이야기하게 됐다. 나는 무슨 말을 할까 하다가 지하철 이야기를 꺼냈다. 외갓집으로 가려면 태백선을 타야 했는데, 태백선 시점인 청량리역으로 가는 1호선이 빨간색이어서 빨간색 도장이 된 기차를 탈 때마다 가슴이 콩닥거렸다고 말이다.그 말을 듣는
[PD저널=오학준 SBS PD] ”우리 모두가 1995년 여름 그토록 많은 시카고 주민을 사망하게 한 사회적 조건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죽음이 간과되고 잊힐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만들고 있다.”무더위의 한가운데 있던 8월의 어느 날, 나는 온열 질환으로 쓰러진 사람들을 다룬 기사들을 읽게 됐다. 그들이 누구인지 설명하는 단어들이 기사마다 파편처럼 흩어져 있었다. 막노동꾼, 외국인 노동자, 쪽방, 선풍기, 전기세와 같은 단어들이 그들이 속한 계층이 어디인지를 드러냈다. 아무리 더워도 쉬지 못하고 그늘 한 조각 빌릴 수 없었던
[PD저널=이미나 기자] 6월 항쟁 30주년이었던 지난해 당시 경영진의 탄압으로 제작이 중단된 MBC스페셜 가 우여곡절 끝에 11일 방영됐다.는 1987년 6월, 연세대 앞에서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와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한국인들을 취재했던 킴 뉴턴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의 시선을 교차하며 1987년 전국적으로 퍼진 민주주의의 물결이 지금의 한국 사회에 어떻게 와 닿아 있는지를 그렸다.를 연출한 김만진 PD는 과거 경영진의 석연치 않은
[PD저널=이미나 기자] 부터 까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 작가 노희경이 tvN 로 돌아왔다.오는 10일 오후 9시에 첫 방송되는 는 노희경 작가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광장에서 집회에 참여하지도, 그렇다고 밀려드는 인파를 막지도 못한 채 서 있는 경찰의 황망한 눈빛을 바라보다 착안한 드라마다. 이후 취재차 일선 경찰들을 만난 노 작가는 "그저 직업이 경찰인 이들에게, 경찰의 모든 비리를 묻고 모든 책임을 지
[PD저널=이미나·구보라·김혜인 기자] 최근 '상품권 임금' 문제가 불거진 뒤 SBS는 곧바로 '예능 프로그램 상품권 협찬 폐지'를, 정부는 매년 상품권 임금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방송사들도 지금까지 '꼬리표 없는 돈'처럼 써온 '협찬 상품권'의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근절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협찬 규정이 느슨한 탓에 방송사들이 협찬 상품권을 부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분석과 함께 제도 개선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PD저널=김혜인 기자] 파업 중인 KBS노조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은 영화배우 정우성 씨가 KBS노조 조합원들과 가진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영화배우이기 전에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라며 거듭 응원을 보냈다. 123일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 조합원 400여명은 4일 영등포CGV에서 영화 를 단체관람한 뒤 주연배우 정우성·곽도원 씨와 양우석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번 단체관람은 KBS새노조가 조합원 문화행사 차원에서 마련한
[PD저널=김혜인 기자] 지난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tvN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스태프 추락 사고가 제작사의 무리한 업무 지시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고를 당한 MBC아트 소속 스태프가 제작사의 지시로 새벽시간에 부실한 세트 위에서 작업을 하다 추락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면서 드라마 중단 요구까지 제기되고 있다. MBC아트 미술팀 소속으로 미술작업을 담당했던 A씨는 지난 23일 새벽 1시경에 용인 세트장에서 조명을 달다가 3m 이상 높이에서 떨어져 허리뼈와 골반뼈를 크게 다쳤다. 병원으로
[PD저널=박수선 기자] 한국방송협회(회장 고대영 KBS 사장)가 지난 9월 개최하려다 KBS 파업으로 연기한 44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이 28일 열렸다.하지만 두 달 만에 가까스로 열린 시상식은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파업 여파를 여실히 드러냈다. 생중계는 없던 일로 됐고, 시상식 장소도 변경됐다.당초 한국방송협회는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을 방송의 날에 맞춰 지난 9월 4일 KBS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방송협회는 “시상식은 KBS 1TV를 통해 생중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1991년부터 매년 지상파 3사가 번갈
[PD저널=구보라 기자] 한국PD연합회(회장 송일준)가 시상하는 제210회 이달의 PD상(2017년 8월 방송분)에 포항 MBC , SBS 총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TV 시사·교양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포항 MBC (연출: 신영민, 촬영: 심대환, 작가: 노유정)은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에 대응할 핵심 열쇠인 고(故)지도를 다룬 특집 다큐로, 역사 왜곡 이전의 일본 고지도와 객관적 시각의 서양 고지도를 분석해 일본 주장의 모순을 철저히 밝혀냈다.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