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역사 경기방송, 부동산 임대업만 남기고 방송면허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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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역사 경기방송, 부동산 임대업만 남기고 방송면허 반납
경기방송 주주총회, 20여분만에 속전속결 '폐업' 가결..."언론탄압 탓" 주장
노조 "하루 아침에 임대사업자, 통탄스런 일...방송 계속되어야"
  • 이미나·박상연 기자
  • 승인 2020.03.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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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방송 신관에서 용역 인력들이 주주총회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PD저널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방송 신관에서 용역 인력들이 주주총회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박상연 기자] 경기방송이 결국 지상파 방송사업자 최초로 폐업을 결정했다. 경기방송은 16일 주주총회를 열고 부동산 임대업만 남기고 방송사업을 폐업하기로 가결했다.

16일 오전 11시 경기방송 신관에서 열린 주주총회는 20여분 만에 끝났다. 경기방송 측은 주총장 밖에 용역을 배치하고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했지만, 주주총회는 별다른 소동 없이 속전속결로  끝이 났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경기방송의 총 주식 수 51만 9900주 가운데 43만 2150주(83.12%)가 참석했다. 안건은 2019년 재무제표 승인과 배당 승인을 비롯해 총 5건으로, 이 가운데 마지막 안건인 폐업안에는 43만 2050주(99.97%)가 찬성했다.

주주총회 이후 만난 몇몇 주주들은 "별다른 이견 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경기방송의 대주주인 호주건설은 대리인을 보냈고, 심기필 전 경기방송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 주주는 "15명 정도 참석한 것 같다. 현준호 전 전무이사와 이준호 경기방송 경영지원국장은 있었다"며 "(안건 설명 이후) '오케이', '오케이' 하고 바로 끝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주는 폐업안이 가결된 데 대해 "안타깝다"고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

이날 오후 경기방송은 주주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방송업 폐업 방침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이들은 "지속된 언론 탄압과 방송장악 세력에 맞서지 못하고 폐업하게 됐다"며 "경기방송은 직원 40명 내외의 작은 회사임에도 잦은 헤게모니 싸움에 패권다툼 양상의 내분 등을 십 수 년간 겪으면서 사실상 정상적 방송언론으로서의 기능은 완전 상실됐고, 타 언론사와 지역사회에 폐만 끼치는 사례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하더라도 정파 시점에 대해서는 방통위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잘 조정해 줄 것을 주문했다"며 "방송 사업을 완전 폐업하더라도 경기방송이 보유하고 있는 방송장비는 당장 매각하지 않고 방통위와 새로운 사업자의 조속한 방송 재개를 돕기 위해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며, 부득이 경기방송을 떠날 수밖에 없는 방송 인력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업자가 고용승계를 이루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 협의하고 염원하겠다"고 했다.

폐업 결정에 따라 경기방송 사업목적은 '부동산 임대업'만 남게 됐다. 현재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방송 사옥에는 수원지방법원 동수원등기소를 비롯해 여러 상업시설이 입주한 상태다. 경기방송 안팎에서는 경기방송이 법인 전체를 청산하지 않고, 현재의 사옥을 이용한 부동산 사업만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와 비조합원인 경기방송 구성원들이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방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 PD저널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와 비조합원인 경기방송 구성원들이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방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 PD저널

경기방송 구성원들은 도민의 청취권을 지키기 위해 방송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방송지부는 16일 오후 "방송사가 하루 아침에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됐다. 통탄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주주총회의 결정을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고, 방송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장주영 경기방송지부장은 "(주주총회의 폐업 결정에도) 방송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입장"이라며 "(조합원들은) 방송법을 준수하는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날 때까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의 협의 하에 방송을 이어나갈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지부장은 노동조합이 경영 간섭을 했다는 주주 명의의 입장문에 대해서는 "재허가 이후 집단으로 무력을 앞세워 쟁의한 적도 없고, 오늘 주주총회에서도 피케팅조차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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